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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어떤 자의 목소리에 이끌려

여기-지금, 자기만의 방, 책장 두 번째 칸에 꽂혀 있었을 텐데,  자옥한 먼지만 뒤집어쓴 채 침묵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끔 꿈속에서 이들은 한데 모여 동그란 움막을 쳐 날 가둬 넣는다. 그리고 뱅뱅 돌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의 소리를 뱉기 시작한다.

목소리를 들었음에도 응답하지 않음에 대한 벌이랄까, 한동안 어두운 움막 안에서 몸을 말아 웅크리며 고스란히 부름의 소리를 기다린다.  그러다 바깥으로 깨어나 손을 뻗어 머리맡에 둔 글들을 펼친다.

 

하지만 이미 그자의 소리가 아니다.  

「hysterian」읽기에 머무른 자가 쓰기로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독서리서치계간지이다.

초원 밖을 배회하는 자들의 독백들. 기재된 글들은 독후감과 텍스트 사이에 머무른 글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

앞으로 4권의 계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거리 곳곳을 밝히 고 있는 불빛들에서, 가려진-묵인과 낙인의 얼굴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호명하기에 망설임이 없었던 지난날의 과거를 뒤돌아보았다.

우리는 질문한다.

명명하고 호명된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수많은 지금과 현재가 역사의 이름으로 기생寄生하고 있다.

hysterian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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